[우리회사 대표 아파트] 쌍용건설 ‘경희궁의 아침(King’s Garden’)’

입력 2006-10-01 09:5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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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심 공동화 장벽 헐고 ‘신도심 시대’ 연 명품 주상복합

아직 IMF 외환위기의 흔적이 남아있던 2001년. ‘경희궁의 아침’이라는 생소한 브랜드가 사람들의 눈길을 끌었다. 2000년과 2001년은 건설업계에 아파트 브랜드 메이킹 시대라 불리는 시기. 래미안, 홈타운, e-편한세상, 빌리지 등 각종 특이한 이름들이 점점 익숙해질 쯤 터져 나온 ‘경희궁의 아침’은 그 이름만으로 사람들의 관심을 끌기에 충분했다.

주상복합아파트 360세대, 오피스텔 1031실 등 총 1391가구로 구성된 주상복합 아파트 경희궁의 아침은 일견 ‘무모한’ 사업이기도 했다. 당시만해도 주거지로서 매력이 전혀 없는 광화문 일대에 지어지는 것부터, 주상복합이라는 한계성도 그러했다. 더욱이 2년 전 분양한 강남구 도곡동 타워팰리스 수준인 평당 1100만원의 높은 분양가도 이른바 ‘고분양가’논란을 일으키기에 충분했던 것.

하지만 워크아웃을 갓 졸업한 쌍용건설은 첫 대형 프로젝트라 할 수 있는 ‘경희궁의 아침’을 성공적으로 분양하면서 새로운 도심시대를 개막했다.

도심재개발사업지구에 주상복합아파트를 지어 공급한 첫 사례인 경희궁의 아침은 종로 일대가 주는 이미지를 잘 살린 아파트로 꼽힌다. 일부 세대에서 가능한 경희궁 조망을 비롯해, 단지 곳곳에 심어진 각종 정각(亭閣), 그리고 경덕궁을 형상화한 덕원과 경복궁을 형상화한 복원 등 단지 내 쌈지공원은 당시로선 손꼽힐만한 일등 조형시설로 꼽혔다.

경희궁의 아침의 ‘공적’은 무엇보다 그때까지만 해도 ‘도심공동화’ 현상에 시달리면서 갈수록 정주(定住)공간으로서의 매력을 잃어가는 광화문 일대를 주거지역으로 탈바꿈 시켜놓았다는 것이다. 경희궁의 아침 이후 광화문 내수동, 내자동 일대는 재개발붐이 일면서 지금의 형태를 갖춘다. 경희궁의 아침 분양 이후 시작된 ‘파크팰리스’, ‘용비어천가’, ‘광화문시대’, ‘스페이스본’등 광화문 일대에 일었던 주상복합 분양 붐이 바로 그것이다.

◆도심 주상복합 매매가 평당 2000만원 시대 열어

선풍적인 분양을 이뤘던 경희궁의 아침은 이후 당시 분양 성공의 또 다른 잣대였던 분양권 프리미엄은 미약했다. 앞서 말한 광화문 주상복합아파트 분양 붐이 이 같은 프리미엄 약세의 이유. 하지만 입주를 시작하면서 매매가 오름세도 높게 나타나고 있다.

현재 경희궁의 아침 평당 매매가는 44평형이 2057만원을 기록하고 있는 것을 비롯해, 45평형 2028만원, 53평형 2095만원, 55평형 2091만원 등 전평형이 도심권 최초로 평당 2000만원을 넘어선 상태다.

2001년 당시 4억9900만원에 분양된 경희궁의 아침 45평형의 입주 후 매매가는 6억3000만~7억3000만원 선. 입주 후 2년 3개월이 지난 현재 이 물건의 매매가는 8억7500만~9억5000만원으로 34%의 상승세를 보였다.

더욱이 경희궁의 아침은 지속적인 오름세를 보이지 않는 도심권 아파트의 약점도 극복한 아파트로 꼽힌다. 지난해 분양한 인근 사직동 ‘스페이스본’이 여전히 미분양을 털지 못하고 있는 속에서도 경희궁의 아침은 지속적으로 오르는 상태. 경희궁의 아침의 위상은 ‘원조’ 이상으로 커지고 있다는 것이 내수동 현지 중개업자들의 이야기다.

◆행복도시 이전 등 넘어야 할 산 많아

‘신도심 시대’를 개막한 경희궁의 아침은 반드시 전망이 밝지 만은 않다. 우선 종로구, 광화문 일대 주거수요를 뒷받침했던 정부청사가 행정중심복합도시로의 이전이 확정된 것이 가장 큰 문제다. 이 경우 인근 태평로 일대에 포진한 국내 대기업 본사들도 강남 등 타 지역으로 이전할 가능성이 높아 자칫 어렵게 탈바꿈한 서울 도심지역은 다시금 ‘공동화’현상에 빠질 수도 있다는 지적이다. 실제로 경희궁의 아침 등 이 일대에 거주하는 주거수요는 대부분 직주근접을 선호하는 경우다. 이에 따라 직장이 강남 등으로 이전할 경우 도심은 주거지역으로서의 매력을 크게 상실할 우려가 있는 상황.

또한 건축기술의 지속적인 발전과 노후화가 일반아파트에 비해 빨리 진행되는 주상복합아파트의 특징에 따라 이미 분양한지 5년이 넘은 경희궁은 아침은 차츰 ‘노후 아파트’로 변해가고 있다는 것도 문제점으로 지적된다. 더욱이 이 일대는 아직 사업을 추진하지 않은 도심 재개발구역이 많은 만큼 ‘노후 주상복합’인 경희궁의 아침의 입지가 현재보다 크게 좁아질 것도 문제점으로 거론되고 있다.

하지만 경희궁의 아침이 가진 약점은 입지로서 상쇄할 수 있다는 게 현지 중개업자들의 이야기다. 경희궁 조망이 가능한데다 광화문 청사 뒷 편에 위치한 뛰어난 입지 등은 여전히 강점이라는 게 이들의 주장이다. 쌍용건설 관계자는 “당시만 해도 주거지역의 불모지였던 도심을 화려하게 탈바꿈시킨 게 바로 경희궁의 아침이다”라며 “타 주상복합을 능가하는 규모 등 상품의 가치는 여전히 시장의 인정을 받을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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