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특집]SK네트웍스 글로벌경영을 꿈꾼다(하)
그동안 한국경제 성장에 크게 기여해 온 국내 종합상사들은 90년대 이후 개별기업 중심의 글로벌경영이 가속화되면서 오히려 입지와 역할이 작아지고 있다. 이에 SK네트웍스의 글로벌경영을 통해 생존방안 모색에 골몰하고 있는 종합상사의 나아갈 길을 2회에 걸쳐 재조명해 보고자 한다.
<상>무역에서 현지경영으로
<하>고유가시대 위기를 기회로
최근 신사업 개발에 주력하고 있는 국내 종합상사들은 에너지·자원 개발을 위한 해외시장 개척에 골몰하고 있다. 이는 ‘자원빈국’ 대한민국이 고유가시대를 극복하기 위한 필수적 과제로 인식되고 있다.
그러나 에너지·자원 개발은 세계 각국이 핵심 전략산업으로 육성하고 있기 때문에 시장 진출이 자체도 어려울 뿐만 아니라 높은 리스크와 그에 따른 비용을 감수해야 하는 것도 사실이다.
따라서 보다 적은 리스크로 높은 부가가치를 올릴 수 있는 방안을 찾아내는 것이 바로 종합상사를 비롯한 해외 에너지개발업체들의 고민이기도 하다. SK네트웍스의 중국 주유소 사업 진출과 자원개발 투자는 이같은 고민에 분명한 해답을 제시해 준다.
◆중국 주유소시장 단독 투자
SK네트웍스 지난해 5월 외국기업 최초로 합자형태가 아닌 단독투자로 중국 주유소시장에 진출했다. 중국 심양시에 SK주유소 2개를 열고 올해 말까지 30개소 진출을 목표로 박차를 가하고 있다.
업계 한 전문가는 “주유소는 내수사업이라는 기존의 고정관념에서 벗어나 해외시장에서도 주유소 사업을 성공시킬 수 있다는 발상의 전환이 이루어 낸 결과”라며 “특히 북경올림픽을 앞두고 경제개발 붐이 일고 있는 중국시장에서 SK네트웍스가 성공적인 사업기반을 구축했다”고 평가했다.
또한 복합주유소 외에도 한국에서 성공을 거둔 바 있는 스피드메이트를 비롯한 자동차 복합서비스와 연계해 중국 주유소사업의 새로운 방향과 비전을 제시하고 있다. 특히 중국 현지 고객의 데이터베이스를 수집, 이를 활용한 데이터베이스 마케팅을 펼칠 수 있는 기반을 마련했다는 점에서 그 의미는 더욱 크다고 할 수 있다.
정만원 SK네트웍스 사장은 “수십년간 한국 에너지유통 1위 기업으로서 축적해 온 경험과 노하우를 바탕으로 신뢰와 명성을 인정받을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하겠다”고 밝혔다.
◆해외자원개발 사업 투자 확대
SK네트웍스는 또한 동(銅)광산 투자 등 해외자원개발 사업에도 투자를 본격적으로 확대하고 있다. 지난 3월 SK네트웍스는 중국 산시성에 위치한 화북지역 최대 규모를 자랑하는 북방동업주식유한공사의 지분 45%(1억3300만달러)를 유상증자 방식으로 인수했다.
이번에 지분 투자한 북방동업주식유한공사는 1956년 설립된 화북지역 최대 동 생산 기지이자 중국 제5위권의 복합기업으로서 채광부터 제련사업까지 수직계열화 체제가 갖춰져 있는 상황이다. 따라서 이번 투자자금은 전액 광산개발과 제련소 용량증설 및 현대화 사업에 투자해 기업 가치를 제고할 방침이다.
북방동업이 현재 보유하고 있는 동광산은 지하 채광방식 중 중국최대 규모이며, 매장량은 약 200만톤 이상으로 향후 50년 이상 채광이 가능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는 우리나라가 2년 6개월 동안 사용할 수 있을 정도의 엄청난 규모로 이곳에서 채광된 동은 자체 보유한 제련소(연간 10만톤 생산규모)에서 전량 가공될 예정이다.
SK네트웍스는 내년 중에는 중국 증시 상장도 추진할 계획이며, 동광산 탐사 및 개발사업에 적극 나서 ‘업계 3위권 진입’이라는 야심찬 목표를 달성한다는 계획이다.
정만원 SK네트웍스 사장은 “세계 각국의 자원무기화 정책이 가속화되고 있는 상황에서 해외자원 개발사업은 매우 절실하다”며 “미래 성장산업으로서도 그 가치와 의미가 큰 만큼 지속적인 투자를 아끼지 않겠다”고 강조했다.
SK네트웍스는 더불어 중국 아연 탐사사업 및 우즈벡 금광 탐사사업에도 지분을 보유하고 해외자원 개발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국내 에너지유통 강자로서 해외 에너지 유통사업과 자원개발을 적극 선도하고 있는 SK네트웍스의 행보를 국내외 업계가 주목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