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책발언대] 보호출산제 시행 한 달 앞, 사회적 관심과 지원이 필요한 때

입력 2024-06-12 05: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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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익중 아동권리보장원장. (사진제공=아동권리보장원)
▲정익중 아동권리보장원장. (사진제공=아동권리보장원)

그간 경제적·사회적 사유로 출산과 양육에 어려움을 겪는 위기 임산부는 사회의 부정적인 시선과 편견으로 인해 누구보다 기댈 곳이 필요한 순간, 부모나 친한 친구에게조차 임신·출산 사실을 숨기고 홀로 어려움을 감수해왔다. 다음 달 19일부터 위기 임산부가 안전하게 출산할 수 있도록 지원하고, 태아 및 출산 아동을 보호하기 위해 위기 임산부 지원 제도가 시행된다.

이를 위해 올해 초 아동권리보장원은 원장 직속 ‘보호출산제 실무추진단’을 구성해 제도 시행을 위한 다각적인 업무를 추진하고 있다.

가장 먼저 추진한 것은 임산부 상담 정보 체계 구축이다. 위기 임신 긴급전화 운영 경험이 있는 시설장으로 자문협의체를 구성해 기존의 상담 절차와 서식을 분석하고 이를 기반으로 위기 임산부 상담 정보를 체계화했다. 또한, 시설을 방문해 위기 임산부 상담 수행에 대한 현장 의견을 청취하고, 지역 상담기관의 상담 수행방안을 모색했다.

특히 제도 시행과 함께 출산·양육에 어려움을 겪는 위기 임산부가 24시간 상담받을 수 있는 ‘위기 임산부 상담 전화 1308’이 운영된다. 위기 임산부 특성상 ‘첫 전화가 마지막 전화’가 될 수 있기 때문에, 첫 전화가 지속적인 상담으로 이어질 수 있도록 그간 분절적으로 운영됐던 핫라인이 1308로 일원화한다. 1308로 전화를 건 위기 임산부는 가장 가까운 지역 상담기관으로 연결돼 초기 상담, 당면한 상황에 따른 유형별 상담이 진행된다.

아동권리보장원은 초기 상담으로 위기 임산부의 원활한 제도 유입, 출산·양육 지원, 원가정 양육 상담이 진행되도록 ‘위기 임신 상담 매뉴얼 개발 연구’를 지원했다. 또한, 위기 임신 상담 표준 가이드라인을 제시하고, 지역 상담기관의 상담역량 강화를 위한 교육과정을 개발해 전국 종사자 대상 교육을 시행했다.

이와 더불어 정보 취약계층일 가능성이 큰 위기 임산부에게 다각적인 상담과 정보 제공을 위해 온라인 상담채널 구축 방안을 마련하고 있다. 전화상담(1308) 외 사회관계망서비스(SNS), 홈페이지 등 다양한 경로에서 위기 임산부의 상담체계 유입 및 상담 접근도를 높일 수 있도록 온라인 채널 운영 방안을 수립 중이다. 중앙·지역 상담기관 홈페이지도 일원화한 형태로 개설해 정보 사각지대에 놓인 위기 임산부를 지원하는 임신·출산 관련 정보 제공 플랫폼 역할도 수행할 계획이다.

또한, 의료비 지원, 육아용품 지원 등 위기 임산부의 산전·산후 검진 및 출산 후 아동 양육을 위한 실질적인 지원체계도 마련할 예정이다. 다양한 서비스 및 자원연계 구축을 위해 기관 협력방안 등을 만들어갈 계획이다.

마지막으로 아동권리보장원은 보호출산으로 태어난 아동의 알 권리 보장을 위해서도 다양한 작업을 진행하고 있다. 출생증서 기록물 생산·관리와 정보공개 청구 절차 등의 매뉴얼을 마련하고, 지역 상담기관의 기록물 이관과 기록물 영구보존·관리 환경을 조성할 예정이다.

보호출산제와 유사한 제도인 독일 신뢰출산제의 성공 요인은 실무자의 높은 상담역량과 유관기관 간 네트워크 구축 등으로 분석되고 있다. 이에 아동권리보장원은 본격적인 제도 시행 이후에도 ‘중앙 상담지원기관’으로서 상담 종사자 상담역량 개발, 추진체계 간 협력기반 구축 등 지역 상담기관 지원 업무를 수행하며, 국민적 인식 제고를 위한 홍보를 위해 다방면의 후속 작업을 진행할 예정이다.

아동권리보장원은 보호출산제가 위기 임산부가 안정적인 환경 속에서 아동을 직접 양육하고 함께 미래를 그려갈 수 있다는 안도감을 가질 수 있도록 임신·출산·양육에 관한 정보를 충분히 제공하고 정서적으로 의지할 수 있는 지지체계로서 작동할 수 있도록 노력할 것이다.

아동이 안전하게 성장하는 것은 아동의 권리이기도 하지만 사회 전체의 의무다. 임신·출산은 개인의 몫이지만 양육은 사회가 함께할 수 있는 일이다. 어느 때보다 기댈 곳이 필요한 순간, 사회의 편견 어린 시선으로 위기 임산부가 사회로부터의 고립을 선택하지 않고 원가정에서 양육할 수 있도록, 용기 있는 한 걸음을 내디딜 수 있게 사회의 따뜻한 시선과 지원이 필요한 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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