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시 유흥시설 '마약' 급증하는데...업주가 '자발적' 단속?

입력 2024-07-10 17: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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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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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흥시설 내 마약 범죄가 무서운 속도로 급증하고 있다. 클럽·주점 등 유흥업소가 마약 확산의 온상이 된 지 오래지만 관계 당국의 대응은 아직 ‘경고’ 수준에 머물러 있다. 8월 관련 법 개정으로 업소 단속 및 처벌이 강화될 예정인 가운데 얼마나 효과가 있을지 주목된다.

10일 대검찰청에 따르면 지난해 마약사범은 2만7611명으로 전년 대비 50.1% 증가했고, 5년 새 134% 뛰었다. 올해 1~5월 마약사범 단속 인원은 3937명으로, 전년 동기 대비 19.1% 늘었다. 특히 유흥시설에서 마약을 투약한 마약사범 증가세는 더 가팔랐다. 경찰청이 클럽·유흥주점 마약류 사범 검거 현황 집계를 시작한 2019년부터 작년까지 5년간 무려 292%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상황이 심각한데도 현재 업소 단속은 ‘종이호랑이’에 불과한 실정이다. 이날 서울시는 유흥시설을 통한 마약 확산을 차단하기 위해 ‘마약 3중 방어체계’를 확립한다고 밝혔다. 25개 자치구, 4000여 개 유흥시설과 협력해 ‘자발적인’ 마약 예방체계를 구축하겠다는 것이다. 1단계로 영업시설에 마약류 반입금지 게시문을 부착해 경각심을 부여하고, 2단계는 영업자가 배부받은 ‘마약 자가검사(GHB) 스티커’로 의심 가는 음료를 확인하게 한다. 마지막 3단계는 보건소 및 진료 안내 포스터를 부착해 손님들이 활용하도록 홍보한다는 내용이다.

업소 관계자 및 손님들에게 경각심을 준다는 취지지만, 자발적 단속이라는 점에서 한계도 뚜렷하다. 윤흥희 남서울대학교 국제대학원 글로벌중독재활상담학과 교수는 “예방효과가 있을 수 있지만 강력한 단속 및 처벌 없이는 실효성이 떨어질 수밖에 없다”고 지적했다.

이런 가운데 다음 달부터 업소까지 처벌할 수 있는 법적 근거가 마련되면서 단속에도 탄력이 붙을 전망이다. 그동안 유흥시설에서 마약 사건이 발생하면 당사자만 ‘마약류관리법’으로 처벌받을 뿐, 업소는 영업을 지속할 수 있었다. 그러나 ‘마약류관리법’과 ‘식품위생법’이 개정되면서 내달 7일부터 업소도 영업정지 등 행정처분을 받을 수 있게 됐다. 수사기관이 마약을 단속하면 행정기관에 통보하는 것을 의무화했고, 식품 위생에 한정됐던 행정처분 대상이 마약류관리법 위반으로 확대됐기 때문이다.

업소가 마약 투약을 교사하거나 방조했을 때 처벌한다는 전제가 있어 입증이 어렵다는 지적도 있지만 일정 부분 효과를 거둘 수 있다는 평가다. 정재훈 한국마약퇴치운동본부 전문교육원장은 “아무래도 업주 입장에서는 영업정지와 마약 소굴이라는 안 좋은 인식에 대한 부담 때문에 조심하는 마음이 생길 것”이라며 “완전 차단은 어렵겠지만 보고서도 못본 척하는 일은 줄어들 수 있다”고 평가했다. 서울시는 8월 법 시행 이후 서울경찰청 등과 협력해 집중 단속을 실시하고 위반 업소명, 소재지, 처분 내용을 공개한다고 밝혔다.

다만 보다 근본적인 문제를 제기하는 목소리도 나온다. 정 원장은 “상당수 마약 유통이 이미 온라인 세상으로 넘어간 지 오래라 유흥업소 단속으로 마약을 통제한다는 발상은 시대착오적”이라며 “마약사범 검거 통계 말고 실제 어떤 마약이 얼마만큼 유통되는지 정확한 통계조차 전무한 현실”이라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모든 건 개념 정의에서부터 시작한다”며 “대마와 향정신성 의약품을 마약이 아닌 마약류로 분류해 놓은 법제부터 뜯어고쳐야 한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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