디벨로퍼 도약 나선 우미건설, 폭증한 차입금ㆍ벌떼입찰 조사 어쩌나 [중견건설사 Up&Down⑦]

입력 2024-11-25 08:00 수정 2024-11-26 07:5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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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미린스퀘어 사옥 전경. (출처=우미건설)
▲우미린스퀘어 사옥 전경. (출처=우미건설)

오너 2세인 이석준 우미건설 부회장 체제에서 종합 디벨로퍼로 변신을 꾀하고 있는 우미건설은 포트폴리오 다각화를 진행하며 외형 성장세를 유지하고 있다. 프롭테크, 스마트 기술 투자에 선제적으로 뛰어들어 성과도 내고 있다. 하지만 수익성 악화와 외부에서 수혈한 차입금 급증으로 재무건전성이 크게 흔들리는 상황이다. 여기에 '벌떼입찰' 관련 국세청과 공정거래위원회의 조사가 진행 중이란 점에서 향후 사법 리스크도 산재한다.

우미건설은 광주광역시를 기반으로 성장해 올해로 창립 42주년을 맞이했다. 최대주주는 지분 43.8%를 보유한 이석준 부회장으로, 창업주 이광래 회장의 장남이다. 사실상 이 부회장을 중심에 둔 그룹 승계 구도가 마무리 된 가운데, 차남 이석일(20.1%), 차녀 이혜영(14.1%) 순으로 '우미 3남매'가 지분을 나눠 보유 중이다.

주요 계열사로는 건설 관련업을 영위하는 우미산업개발, 우미종합건설, 우미토건, 심우건설 등이 있다. 이 부회장은 우미글로벌(51.21%), 우미개발(46.14%) 등의 최대주주 이기도 하다. 이 중 우미글로벌은 그룹 내에서 벤처 투자 역할을 도맡아 후방 지원을 펼치고 있다. 대표적으로 2019년 주거플랫폼 직방을 시작으로, 부동산 조각투자 플랫폼 '카사네트워크', 콘테크 기업 '큐픽스', 코리빙 운영사 '홈즈컴퍼니' 등에 투자했다.

매출 성장세 지속…선도적인 신사업 투자로 '미래 먹거리' 확보

우미건설은 꾸준한 매출 성장으로 외형을 유지하고 있다. 지난해 연결기준 우미건설의 매출액은 1조3524억 원으로, 2021년 8723억 원 대비 55% 증가했다.

특히 신사업 투자를 강화하며 업역 확장에 속도를 내는 모습이다. 우미건설은 업계에서 가장 먼저 프롭테크 스타트업 관련 투자에 뛰어들었다. 또 ‘드론 플랫폼’, ‘스마트 리바체커’ 등 4차 산업기술과 층간소음을 막을 ‘스마트 프리체크 솔루션’, ‘바닥충격음 간이측정시스템’ 등 스마트 건설 기술 개발에도 박차를 가하고 있다. 이는 이 부회장의 의중이 반영된 결과라는 게 우미건설 측의 설명이다. 이 부회장은 대학에서 전자공학을 전공했다.

디벨로퍼로의 체질 전환도 차근차근 진행 중이다. 2021년 이지스자산운용과 디벨로퍼 '이지스린'을 설립했다. 이후 서울주택도시공사(SH공사)가 발주한 '마곡서울식물원 서측 명소화부지 민간사업자 공모 사업'을 수주하는 성과를 냈다. 또 서울아산병원·KAIST와 컨소시엄으로 ‘청라국제도시 의료복합타운’에도 참여하고 있다.

이 밖에 아마존·페덱스 물류창고 건설 펀드에 투자하는 등 해외시장 진출도 확대하는 기조다.

번 돈 줄고, 빌린 돈은 늘어...1년 이자비용만 6.5억

반면 수익성은 뚜렷하게 악화하고 있다. 지난해 연결기준 우미건설의 영업이익은 822억 원으로, 2년 전 1399억 원에서 41% 쪼그라들었다. 같은 기간 당기순이익은 952억 원에서 354억 원으로 급감했다.

무엇보다 차입금 증가세가 매섭다. 우미건설의 총차입금은 2022년 5232억 원에서 지난해 9417억 원으로 불었고, 총차입금 의존도는 40%까지 늘었다. 전체 자산의 40%가 갚아야 할 외부 자금인 것이다.

같은 기간 실제 기업이 진 빚을 나타내는 순차입금 역시 2112억 원에서 6205억 원으로 3배 가까이 증가했다. 지난해 기준 우미건설이 보유한 현금성 자산은 3212억 원에 그친다. 들고 있는 현금으로 차입금을 모두 갚기엔 역부족인 상황이다. 이에 따른 이자비용도 2021년 2억5398억 원에서 2년 새 6억5569만 원으로 158% 뛰었다.

특히 1년 내 상환해야 하는 단기차입금은 1년 새 187억 원에서 1430억 원으로 665% 기하급수적으로 증가했다.

우미건설 관계자는 "차입금 증가의 주된 요인은 택지 중도금으로, 해마다 편차가 있다"고 설명했다.

영업활동에 필요한 운전자금 부담도 커졌다. 신용평가업계가 집계한 우미건설의 지난해 말 기준 운전자금 증감은 -635억 원이다. 음수 영역에 머문다는 것은 매출채권, 재고자산 등 회수가 되지 않고 돌고 있는 자금이 많다는 의미다. 우미건설은 이 중 재고자산이 50% 증가하며 큰 폭으로 커졌다.

한 금융평가기관 관계자는 "우미건설은 차입금 의존도가 높아 재무건전성이 좋다고 볼 수 없다. 신용등급은 'BBB+'수준으로 사실상 회사채 발행이 어려워 은행이나 담보대출을 끌어쓸 수 밖에 없고, 이자 비용도 늘어나는 구조"라며 "단기 차입금 비중이 크다는 점에서 상환에 무리가 있을 수 있다"고 말했다.

여전한 벌떼입찰 논란…미분양 리스크도

향후 사업 확장성 측면에서 발목을 잡는 것은 사법 리스크다. 벌떼입찰 이슈를 완전히 털어내지 못한 탓이다.

우미건설은 수년 째 벌떼입찰 의혹으로 조사를 받고 있다. 공정거래위원회는 올해 1월 우미건설의 현장조사를, 국세청은 올해 9월 세무조사에 착수했다. 조사 결과에 따라 매출 비중이 큰 공공택지 사업은 물론 투자사업 측면에서 제동이 걸릴 수 있다. 실제 최근 몇년 간 우미건설은 자회사 여러 곳을 흡수합병 하며 벌떼입찰 논란을 의식하는 행보를 보였다.

우미건설 관계자는 "공정위와 국세청의 조사 결과는 아직 나오지 않았다. 국세청 조사는 벌떼입찰이 아닌 통상적 세무 조사로 보고 있다"고 설명했다.

매출에서 가장 큰 비중을 차지하는 분양사업의 성적이 들쑥날쑥한 점도 불안정성을 키운다. 우미건설은 주택분양사업을 주력으로 영위하고 있어 부동산 경기에 민감한 실적을 보일 수 밖에 없다. 일례로 이달 분양한 '울산 다운2지구 우미 린 어반파크'는 평균 경쟁률 0.18대 1로 전 주택형에서 미분양 됐다. 2022년 분양한 '음성 우미린 풀하우스'는 아직도 잔여 물량을 소진하지 못해 계약금 정액제 등 판촉에 나선 상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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