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트북 너머] 정상화 과정에서의 소음

입력 2024-11-28 15:4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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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동산 프로젝트파이낸싱(PF) 사업성 평가 기준 개편 등을 통해 구조조정의 속도를 높이면서, 사업성 회복이 가능한 사업장에 대해서는 정상화를 지원하는 등 질서 있는 연착륙을 도모하겠다” (이복현 금융감독원장, 5월 8일 금융감독자문위원회 전체회의 중 발언)

‘정상화’는 올해를 관통하는 키워드 중 하나다. 금융업권에서는 PF 정상화가 화두였다. 금융당국은 5월 사업성 평가 세분화·정상 사업장 자금 공급·부실 사업장 구조조정 등 PF 대책을 마련하는 등 강도 높은 정상화를 추진 중이다.

온라인상에서는 모 게임 유저들 사이의 갈등에서 나온 ‘정상화’라는 말이 밈으로 떠올랐다. 초기에는 다소 부정적인 의미였지만, 시간이 지나면서 긍정적인 상황에서도 광범위하게 사용되고 있다.

비정상적인 상황을 바로잡는다는 뜻의 정상화는 필연적으로 기형적인 상황에서 이득을 취하고 있던 쪽의 손해를 유발한다. 그러다 보니 정상화 과정에서는 실제로 치명타를 입는 경우도 있겠지만, 다소간 과장된 반응이 섞여 나오기도 한다.

당국은 이러한 업권의 아우성에 대해서도 옥석 가리기를 해야 한다. 부동산 PF 정상화 방안을 발표한 즈음 만났던 당국 관계자는 “망한다는 얘기가 나오고는 있는데, ‘망하면 안 되나?’라는 생각”이라며 실적이 어려워질 수는 있겠지만, 그것이 생존 문제로 직결하지는 않을 것이라는 시선을 보였다.

그러면서도 최근에는 올해 말 종료 예정이었던 PF 연착륙 지원을 위한 한시적 규제 완화 조치를 내년 6월까지 연장하는 등 단호함으로만 대처하지 않는 모습을 보이고 있다.

다만, 정상화 과정의 더 깊은 내면에는 기형적인 구조가 내재해 있다는 점도 상기해야 한다. PF 부실 사태의 원인은 본질적으로 부동산에 편중된 금융업권의 수익구조다.

최근 다른 업권에서 회사를 옮겨온 중소형 금융사 관계자는 “부동산 시장이 이렇게까지 중요한 것인지 미처 몰랐다. 오고 나서야 알게 됐다”고 귀띔했다.

당장 급선무인 PF 정상화가 갈무리된다면, 구조 개편에 대한 정상화 방안도 모색됐으면 한다. 어쩌면 금융업권을 넘어선 대대적인 변화가 동반돼야 할 것이다. 그리고 그 과정에서도 소음이 생길 수 있다. 다만, PF 사태와 같은 리스크 재발을 차단할 수 있는 근원적 방법이다.

온라인상에서 ‘정상화’라는 단어는 ‘미움받을 용기’를 내서 과감한 결단을 내린 경우를 뜻한다. 근원적인 변화를 위해서는 비난과 미움을 두려워해서는 안 된다. 물론 그 과정에서 균형 잡힌 조율도 필요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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