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가 강남재건축만을 타겟으로 한 새 대책을 예고하면서 강남권을 비롯한 전 재건축이 약세로 돌아섰다.
한국부동산정보협회의 조사에 따르면 서울 재건축 아파트값이 0.01% 하락해 8주 만에 하락세로 돌아선 것으로 나타났다. 또 부동산114도 2월 제2주 재건축 아파트값은 0.17%로 소폭 상승세를 보이며 그간 활발했던 상승세가 대폭 둔화됐다고 밝혔다. 이같은 재건축 시세의 약세는 정부의 추가대책 예고에 기인한다. 정부가 2월 대책에 추가할 것으로 전망되는 개발부담금 부과, 도시별 총량제, 안전진단 승인 권한 상향조정, 재건축 승인 연한 확대 등이 대부분 강남 재건축을 주 대상으로 한 것이기 때문. 더욱이 최근 콜금리가 다시 추가 인상되면서 투자목적으로 재건축 아파트를 사둔 수요자들이 동요하고 있는 만큼 재건축 가격의 하락세는 당분간 이어질 것으로 전망된다.
반면 일반아파트는 봄철 이사시즌을 앞두고 실수요자들이 본격적으로 움직이면서 오름세를 나타내 대조를 이뤘다.
2월 제2주 서울 아파트값은 이 같이 호재와 악재가 엇갈리면서 0.23%가량 상승했다. 구별로는 양천구(1.29%), 용산구(0.60%), 광진구(0.31%), 서초구(0.31%), 송파구(0.27%)가 오름세를 기록한 반면 중구(-0.25%), 은평구(-0.06%), 종로구(-0.02%), 관악구(-0.02%), 성북구(-0.01%)등은 하락세를 나타냈다. 특히 재건축은 대부분의 지역에서 하락세를 나타냈다. 우선 과천시가 0.32%로 가장 큰 폭의 하락세를 보였으며, 이 밖에 송파구(-0.24%), 강동구(-0.05%)가 하락했고, 강남구는 보합세를 보였다.
특히 그간 재건축 오름세를 주도했던 송파구 잠실5단지나 가락동 시영단지, 강남구 개포주공단지 등이 큰폭의 하락세를 보였다. 더욱이 이들 단지의 경우 그간 4~5개에 불과하던 매물도 이주 들어 15개 가량으로 폭증하는 양상을 보이며 향후 가격 전망에 대한 불안심리가 확산되는 양상을 나타냈다.
현지 중개업소 관계자는 “최근 들어 집주인들이 2000만~3000만원 가량 낮춰 매물을 내 놓고 있다”라며 "일단 대부분의 보유자들은 현재의 집값이 유지될 것이라고 믿고 있지만 불안감이 확산되고 있는 상황”이라고 말했다.
서울 전셋값은 강남권이 비교적 안정세를 보인 반면 강북권이 높은 오름세를 기록했다.
이번 주 서울 전셋값은 지난 주에 비해 오름 폭이 확대된 0.21%를 기록했다. 구별로는 강북구(1.20%), 양천구(0.87%), 중구(0.51%), 광진구(0.42%), 마포구(0.29%) 등이 높은 상승률을 기록했다.
강세를 보인 강북구는 평형별로 실수요자가 많은 소형평형(0.75%)과 중형평형( 1.57%)이 오름세를 주도했다.
강남권 비교적 전셋값이 안정세를 보였다. 구별로 강남구가 0.10%, 서초구가 0.09%, 송파구가 0.22% 올랐다.
신도시는 일산(0.49%), 중동(0.30%), 평촌(0.23%), 분당(0.20%), 산본(0.14%) 순으로 상승했다. 신도시 역시 설 연휴 이후 둔화됐던 움직임이 다시 소폭 상승했고 40~50평형대의 중대형 평형이 상승세를 주도했다.
수도권은 구리(0.75%), 이천(0.57%), 안양(0.42%), 수원(0.35%), 광명(0.30%) 등이 큰 폭으로 오른 반면, 과천(-0.15%), 하남(-0.13%), 평택(-0.12%) 등은 하락세를 보였다. 구리시는 수택동 토평금호베스트빌2단지와 토평동 삼성래미안 등 토평지구 전세 물량이 부족한 가운데 오름세를 보였다. 수원시와 안양, 광명 등은 주변 재건축 단지 이주로 중대형 평형 전셋값이 오름세를 보였다.
향후 주택시장에 대한 불안감은 갈수록 커지는 상황이다. 하지만 이사시즌을 앞두고 있다는 계절적 요인에 따라 큰 폭 하락세는 없을 것이라는게 전문가들의 이야기다. 부동산정보협회 박준형실장은 "후속 대책이 발표될까지는 시장불확실성으로 인해 재건축은 호가 약세가 지속되고 일반 아파트는 매수세 유입으로 소폭 오름세를 보일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