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비상장 기업의 상당수는 증시를 통한 자금조달의 필요성을 못 느끼고 있으며, 앞으로 상장요건이 더 완화되더라도 상장할 의향이 없는 것으로 조사됐다.
또 국내 생보사 14개중 7개사는 상장을 검토하고 있으며, 1개사는 적극 추진중인 것으로 나타났다.
대한상공회의소는 2일 매출액 1000억원 이상 대기업중 비상장사 200개사를 대상으로 '비상장사의 상장 추진계획'을 조사한 결과 전체의 66%가 현재 상장계획이 없으며 상당수 기업이 증시에 그다지 매력을 느끼지 못하는 것으로 나타났다고 밝혔다.
또 상장요건이 완화될 경우 상장추진 의향을 묻는 질문에 대해서도 74%의 기업이 '의향이 없다'고 대답했으며 '상장을 추진하겠다'는 응답은 25.5%에 그쳐 상장요건 완화가 효과적인 상장유인책이 못되는 것으로 나타났다.
현재 상장을 계획하지 않고 있는 가장 큰 이유로는 과반수가 넘는 기업이 '증시를 통한 자금조달의 필요성이 없기 때문(52.5%)'이라고 응답해 최근 기업의 양호한 자금사정과 투자부진 현상을 반영했다.
다음으로는 상장에 따른 각종 부담(28.4%), 상장요건 미충족(14.8%), 기타(4.3%)의 순으로 답변했다.
대한상의는 이처럼 비상장 기업들이 상장을 외면하고 있는 이유에 대해 내부 유보금 증가와 저금리 등으로 인해 증시에서 투자자금을 조달할 필요성이 크게 줄어든 반면 상장유지에 따른 부담요인은 과중하기 때문으로 분석했다.
비상장 기업들은 상장에 가장 부담이 될 요인으로 '공시, 주주총회 등 상장유지에 따른 의무와 비용(46.0%)'을 첫번째로 꼽았으며, '주주들의 경영간섭(20.0%)' 역시 큰 부담 요인인 것으로 조사됐다.
상장부담을 줄이기 위해 가장 개선해야 할 사항으로는 '상장유지에 따른 비용부담 완화(35.0%)'라는 응답이 가장 많았으며, '경영권 방어환경 개선(29.0%)'과 '공시의무 완화(24.0%)', '상장요건 완화(12.0%)'의 순으로 응답했다.
한편 최근 정부의 생명보험사 상장추진 방안마련과 관련해 국내 14개 생명보험사를 대상으로 상장계획을 조사한 결과 8개사가 상장에 관심이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대한상의 관계자는 "지난해부터 정부가 상장촉진을 위해 상장유지부담 경감방안을 마련하고 있지만 기업들은 아직도 상장이득보다 부담을 더 크게 느끼며 상장을 기피하고 있는게 현실이다"며 "우량기업이 증시를 통해 자금을 조달하고 투자를 확대하는 성장의 선순환 구조를 확립해 나가는 일이 시급한 과제"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