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기간 국내항공사의 운수권과 관련해 논란을 빚어왔던 한국과 터키 이스탄불간의 항공노선에 우리나라 단일 항공사의 정기편 투입으로 선회할 전망이다.
31일 건설교통부와 항공업계에 따르면 지난 25∼26일 한국과 터키간 항공회담에서 우리 정부는 기본적으로 국적항공사에게 동일하게 신규 국제노선을 배분한다는 방침에 따라 이스탄불 노선에도 대한항공과 아시아나항공의 복수항공사 정기편 운항을 추진해 왔으나 터키 정부가 이를 거부했다.
그러나 지난해에도 건교부는 터키 정부를 상대로 복수운항을 요구했으나 터키 정부는 회담을 거부해 회담조차 열리지 못했다.
터키측의 거부이유는 국내 항공사의 노선 허용을 거부하는 것은 아니지만 자국에 국제선을 띄울 수 있은 여력을 가진 항공사가 터키항공외에는 대안이 없는 상황에서 복수 취항을 허용하는 것은 형평성에 맞지 않는다는 입장에서다.
이에 따라 건교부는 아직 구체적인 추후 일정은 잡혀 있지 않으나 단일 항공사 투입 허용으로 방침을 선회하는 것으로 검토하고 있다고 밝혔다.
관련업계는 국가간 외교 협정인 항공협정상 이스탄불 노선은 우리 정부의 안일한 대처로 장기간 외국항공사의 독점운항만 일조한 것이 아니냐는 지적을 하고 있다.
이 노선의 지정 항공사인 아시아나항공은 지난 1997년 운수권을 배분받았지만 외환위기로 인해 승객이 줄자 1999년 노선을 폐지,2003년 10월 노선 운수권을 상실했다.
현재 인천∼이스탄불노선은 터키항공이 독점 운항하고 있으며 우리나라는 아시아나항공이 터키항공과 코드쉐어를 통한 좌석공유와 터키 현지에 주재원을 파견하는 형태로 운영하며 시장유지를 해오고 있는 상황이다.
이로인해 우리나라에 배정된 이 노선 운수권은 현재 항공사가 아닌 건교부에게 주어진 상태다.
건교부의 판단에서 비롯된 외국 항공사의 장기간의 독점운항으로 국익에도 적잖은 손실을 끼치고 있다는 게 항공업계 지적이다.
대한항공은 아시아나 항공이 상실한 이 노선의 운수권을 획득하기 위해 지난 2003년 10월 이후 6차례에 걸쳐 건교부에 운수권 배분을 신청한 것으로 전해진다.
대한항공은 지난해 4월부터 부정기편을 띄우면서 운수권 재배분을 요구해왔으나 아직까지 재배분을 받지 못하고 있다.
항공노선 운수권 배분 허용과 관련해선 주무부처인 건교부가 항공사측에 신청서를 배분하면 항공사들이 이를 신청하고 건교부가 검토한 후 승인하는 순으로 진행된다.
특히 터키노선과 같은 경우에는 이미 우리나라에도 정식 운수권이 있는 상황이라 건교부의 승인 즉시 국내 항공사는 운항할 수 있다.
업계 한 관계자는 "지난해 국정감사에서 추병직 건교부 장관이 국익차원에서 정부가 운수권을 가지고 있는 국제노선에 대해 항공사들에게 서두르겠다고 밝힌 바 있다"며 "건교부는 빠른 조치를 통해 이 노선에 대한 국적항공사 배분에 나서야 한다"고 촉구했다.
한편, 인천-터키 노선은 지난 2004년 왕복 누계로 4만4857명(좌석수 6만1000개)에서 지난해 2005년 대한항공이 전세기를 운항하며 왕복 7만6878명(좌석수 11만석)으로 늘어났다.
여행업계에 따르면 터키는 수요의 편차도 심한 노선이지만 기독교 문화유적으로 인한 성지순례와 함께 인접국인 이집트, 그리스와 함께 이른바 '이그터 3국'여행상품을 구성할 정도로 잠재수요가 있다고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