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금년 중 주가 77% 상승으로 아시아 최고 -
90년대까지는 아시아의 4룡(한국, 대만, 홍콩, 싱가포르)의 경제가 세계의 주목을 받았다. 그러나 21세기에 들어서면서 그 관심이 서쪽으로 이동하고 있다. 그 관심의 중심에는 중국, 인도, 베트남이 있다.
이들 세 나라의 공통점은 최근에서야 자본주의화가 본격적으로 진행되기 시작했다는 점이 중요한 포인트이다. 또한 2005년 경제성장률이 8% 이상이고 잠재소비층을 의미하는 인구가 엄청나게 많은 가운데(베트남이 이중 최소로 8천3백만 명) 임금이 아직 비교적 낮은 수준이라는 점도 같다.
그런데 이중 중국은 이미 상당수준 발전해, 예를 들면 상해 푸동의 빌딩은 한국의 그것을 능가하는 수준인데다 최근의 고임금화가 심화되어 우리기업이 진출하기에는 이미 늦은 것이 아닌가 하는 우려가 커지고 있고 금융시장의 경우에도 외국인 참여에 대한 규제가 강해 당장은 매력이 떨어져 보인다. 한편 인도는 경제규모와 시장규모가 어느 정도 된다는 점에서 매력적이지만 우리와는 거리도 멀고 상호교류도 적은 편이라는 점이 단점이다.
결국 그 중 만만해 보이면서 가능성이 있는 시장으로서 베트남이 블루오션으로 부각되고 있는 것이다. 베트남은 그 동안 중국이 과거 중국이 그랬듯이 생산기지로서의 측면이 부각됐지만 최근에는 건설과 금융 부문의 투자대상으로서의 측면이 떠오르고 있다. 오늘은 베트남 부동산시장에 이어 우리의 관심이 높은 베트남 주식시장에 대해 알아보기로 한다.
먼저 건설의 경우에는 베트남은 낙후된 사회간접자본과 부족하고 열악한 주택환경으로 개발의 여지가 무궁무진하다. 다만 턱없이 부족한 자금이 문제인데 결국 외국자본에 의존할 수 밖에 없는 상황이다. 이런 상황에서 국내에서 투자기회가 줄어든 한국건설업체들의 진출붐이 대거 일고 있는 것이다.
다만 건설업체의 베트남 진출 시 주의할 점은 토지소유가 국유인데다 농지 등의 경우 토지수용에 시간이 걸리고 사업인허가도 까다롭다는 점이다. 또한 그 동안 유일한 투자수단이었던 부동산에 전형적인 투기가 벌어져 수요에 비해 무리한 주택건설이 이루어져 아파트가격이 작년 하반기에 비해 20~30% 급락하는 상황이 벌어지고 자금부족으로 공사가 중단되는 현상이 빚어지고 있다는 점도 유념해야 한다. 이는 베트남의 자본주의 경험 미숙과 투기적 성향에 기인하는 것으로 한국의 경험과는 또 다른 상황이다.
다음으로 베트남의 주식시장에 대해 알아보자. 베트남의 주식시장은 2000년 개장되었으나 5년간은 외국인의 매도가 자유롭지 못해 외국인 입장에서 별 관심의 대상이 되지 못했다. 그러나 작년 하반기 외국인 매도가 자유화되고 외국인투자한도가 49%로 확대되면서 갑자기 이목이 집중되고 있다. 여기에 빠르면 금년 내에 WTO에 가입이 예상되고 이에 따라 외국인자금이 물밀 듯 들어올 것이라는 전망도 국내외투자자를 시장으로 끌어들이고 있다. 하지만 상장종목이 35개에 불과하고 시가총액과 2조원에도 미치지 못하고 있는 가운데 금년 중 주가지수가 70% 이상 급등, 아시아 최고의 상승을 보인 점도 외국인투자자의 투자를 망설이게 하고 있는 요인이 되고 있다. 부동산에서와 마찬가지로 국내투자자들이 돈가방을 들고 투자에 나서는 양상은 단기적으로 위험신호이긴 하지만 중기적으로 베트남주식시장의 장래를 밝게 하는 요인으로 보인다.
베트남은 이제 눈을 뜨는 분명 기회의 땅이다. 하지만 사전준비 없이 막연한 기대로 투자하는 것은 낭패만을 불러올 가능성이 커 보인다.
다음 기회에 베트남에서 진행중인 주식회사화 과정과 주식시장 현황에 대해 자세히 알아보기로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