에반 헤일 피델리티자산운용 대표는 11일 출범 1주년 기념 기자 간담회에서 "無에서 시작해 1년만에 1조6000억원의 자산을 운용한다"며 "한국 진출 첫 해는 매우 성공적"이라고 평가했다.
피델리티자산운용이 국내에 출시,운용하는 국내 펀드는 '코리아주식형' '글로벌주식형' '글로벌채권형' '글로벌 안정 혼합형'등 모두 4종류로 펀드평가사 제로인에 따르면 이들의 9개월, 1년 기준 수익률(54%)이 업계 1~2위를 기록하고 있다.
그는 글로벌펀드의 경우 30%이상의 수익을 거두는 여타 글로벌 펀드보다 수익률이 낮다는 지적에 대해 "글로벌펀드를 어느 한 국가에 치우친 펀드와 비교하는 것은 옳지 않다"며 "순수 글로벌펀드와 비교할 때 벤치마크대비 5%이상 높은 수익률을 거두고 있다"고 설명했다.
또 한국의 주식형 펀드의 성장이 대부분 적립식펀드로 이뤄진 상황에서 피델리티가 적립식펀드 덕분에 성장한 것이 아니라는 점을 고려할 때 결코 자산규모나 수익률에서 뒤지지 않는다고 강조했다.
에반 헤일 대표는 "국내에서 운용하는 해외펀드 규모가 3년전 10억달러에서 현재 80억달러로 늘어났으나 아직도 적은 상황"이라며 "선진국(50~70%가량)에 비해 턱없이 낮은 개인들의 주식보유(10%) 비중을 고려할 때 한국 주식시장은 성장가능성이 충분하다"고 분석했다.
이어 "한국의 경제규모를 고려할 때 자산운용시장이 현재보다 2배는 커져야 한다"며 "한국의 자산운용시장 잠재력은 충분하므로 정부와 글로벌 플레이어 등과 다양한 파트너십을 통해 발전할 것"으로 예상했다.
그는 기업연금제도, 적립식펀드, 연금상품 등 국내적 요인과 더불어 글로벌 플레이어들의 한국 시장에 대한 기대로 적어도 향후 5년간 자산운용시장이 빠르게 성장할 것으로 내다봤다.
여기에 "자본시장통합법이 한국의 금융시장을 더욱 발전시키게 될 것"이라며 "이미 법 제정 과정에서 정책당국과 업계의 협의를 통해 긍정적인 역할을 하고 있다"고 평가했다.
피델리티가 운용하는 펀드의 수가 너무 적지 않냐는 질문에 대해 "현재 한국의 펀드수 6000여개는 펀드 숫자상으로는 세계 1위"라며 "운용되지 말아야 할 너무 작은 펀드들이 운용되고 있다"고 꼬집었다. 이어 "앞으로 한국에 맞는 펀드개발에 힘써 펀드 수를 늘려 나갈 계획"이라고 덧붙였다.
김태우 피델리티 포트폴리오 매니저는 "국내 주식시장이 지난해처럼 급등하기는 어렵겠지만 체질개선으로 인해 2,3분기 기업실적이 좋아질 경우 주가는 다시 오를 것"이라며 "주가의 방향성을 가늠하기 보다 피델리티가 추구하는 진정한 바텀-업(bottom up) 방식의 종목 찾기를 하는 게 현명하다"고 조언했다.
피델리티는 올해 내 직원을 45명에서 55~60명으로 늘여 꽤 큰 규모의 자산운용사로 발돋움하는 한편 시간이 다소 걸리더라도 적절한 인력과 프로세스를 갖춰 제대로 된 채권형 펀드를 출시한다는 계획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