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같은 현상은 효성그룹이 교육 이념과 무관치 않다. 성공적으로 구조조정을 마친 이후 경영상황이 안정된 99년부터 인재육성에 대해 집중적인 투자가 시작된 이래 효성그룹에는 교육에 대한 뜨거운 열의가 가득하다.
효성은 지난 99년 왓슨 와이어트로부터 HR(인사·교육)분야에 대한 컨설팅을 받은 노하우로 교육과정을 개선, 인재육성에 대한 기본체계를 수립해 전문가 양성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조석래 회장(사진) 역시 '프로정신을 바탕으로 한 성과의 극대화'라는 경영이념을 토대로 인재육성과 교육에 대한 투자를 아끼지 않고 있다.
때문에 그룹 간부는 물론 말단 직원에 이르기까지 다양하게 마련된 교육제도를 패스하기 위해 '주경야독(晝耕夜讀)' 하고 있어 효성 건물의 불이 꺼질 날이 없는 것이다.
이와 관련 효성은 각 부문에서 필수적인 직무역량에 대해 전문성 강화와 실력배양을 위한 전문직무교육 '패스(PASS)'제를 실시하고 있다.
이런 교육 과정 중 점수가 미달 될 경우 다음 해에 재수강을 해야 하며, 교육을 이수하지 못할 경우 팀장 등 보직 임명이 제한해 직원들의 능력 향상을 꾀하고 있는 것이다.
◆ 창업주 정신 이어 받은 조석래 회장
이같은 조석래 회장의 교육정신은 창업주인 고(故) 만우 조홍제 회장의 정신을 그대로 물려받은 것이다.
창업주인 조 회장의 경영 스타일은 깐깐하기로 유명하다. '대충대충'이란 말은 그의 사전에서 찾아볼 수 없다.
그는 경영상의 결재를 할 때 철저하게 계수화해서 보고 받기를 좋아했으며 이 때문에 당시 효성 간부들은 하루라도 공부를 하지 않고서는 베겨날 수가 없는 상황이었다.
그의 이같은 ‘계수 경영’은 그만의 독특한 성냥개비 계산법을 낳았다고 한다.
조 회장이 결제 서류를 보고 계산하기 위해 손가락에 성냥개비를 끼우고 슬슬 돌릴라 치면 실무자들은 계산이 혹시 틀리지 않았을까 긴장하곤 했다는 것이다.
이런 조 회장 밑에서 자란 조석래 회장은 학자풍의 스타일로 잘 알려져 있다. 공부하기를 좋아한 그는 일본 와세다대를 거쳐 미국 일리노이주립대 대학원에서 화공학을 전공했다.
조석래 회장은 학구적이며 논리적인 인물로 가끔 보수적이라는 평도 나오지만 윤리적이고 원칙적인 경영을 중시한다.
이 때문에 조석래 회장은 젊은 시절 기업가보다 대학 교수에 더욱 관심을 보였고 이로 인해 현재의 효성은 교육에 관해서는 다른 기업보다 많은 투자를 아끼지 않고 있는 것이다.
◆ 자식 교육도 성공적으로 마친 조석래 회장
조석래 회장의 교육열은 효성가 3세(조현준-현문-현상)들에게도 그대로 이어진다.
장남인 조현준 부사장은 일찌감치 미국 유학길에 올라 명문고인 세인트 폴 고교를 졸업하고 예일대학에서 정치학을 전공, 일본 게이오 대학에서 국제정치학 석사 학위를 땄다.
해외 교육을 받은 그는 97년 효성에 입사해 독특한 사업구조인 퍼포먼스유닛(PU) 경영시스템을 도입하는 등 굵직굵직한 구조조정을 성공리에 마치는 등 특유의 경영능력을 보여줬다.
둘째인 조현문 전무는 서울대 고고인류학과를 수석 입학, 수석 졸업한 사실은 잘 알려져 있다. 그는 서울대학교 경영대학원에서 석사학위를 받고 98년 하버드대학에서 법학박사를 받은 뒤 미국 뉴욕주 변호사로 활동하다가 99년 효성 경영전략 2팀장으로 합류했다.
막내인 조현상 상무 역시 해외파 출신으로 미국 명문 브라운대를 졸업한 뒤 컨설팅업체 베인앤드컴퍼니와 NTT도코모를 거쳐 2000년 효성에 합류, 회사 경영전략 수립 전반에 참여하고 벤츠딜러(더클래스효성) 사업을 발굴했다.
이처럼 조석래 회장 밑에서 철저하게 교육을 받은 효성 3세들은 효성그룹의 과거 명성을 찾기 위해 불철주야로 뛰고 있어 그룹의 든든한 버팀목이 되고 있다.
효성은 지난 70년대 후반과 80년대 초반 재계 서열 4위의 명성을 되찾기 위한 작업을 효성 3세들과 함께 끊임 없는 도전과 혁신으로 제2의 도약을 노리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