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대형 수출기업들이 해운사들과 해상운임을 놓고 막판 줄다리기를 벌이고 있다.
수출기업들이 지난해 대비 10~15% 이상 삭감된 운임계약체결을 선사들에게 요구하고 나서고 있는 반면 해운사들은 이를 받아 들일 수 없다는 입장이다.
3일 제조업계와 해운업계에 따르면 이달 현재 삼성전자, LG전자, 대우일렉트로닉스, 한국타이어, 금호타이어 등 국내수출물량의 20%정도 수준을 점유하는 '빅5 화주기업'들이 한진해운, 현대상선 등 주요 해운사들과 SC계약 체결과 관련한 막바지 절충을 벌이고 있다.
SC(Service Contract)란 1년간 제조업체가 장기적으로 어느 선사를 지정해 일정량의 물량을 주며 운임을 할인받는 계약이다.
화주기업들은 환율, 유가, 원자재 상승 등 삼중고를 겪고 있고 지난해까지 해운시황이 호황이었다는 점을 들며 운임을 10~15% 삭감하는 방침을 밀어 부칠 움직임이다.
반면 해운선사들은 유가 상승과 해외 현지 내륙 운송 운임의 상승의 이유를 들어 최대한 운임 보전을 받아야 한다고 팽팽히 맞서고 있다.
운임 협상의 주 대상은 물동량이 많고 원거리인 유럽항로와 미주항로다. 매년 2월부터 5월 말까지 선사와 화주 양자간에 빈번한 접촉을 통해 SC계약이 체결되고 대형화주는 분산전략으로 복수선사를 이용하는게 관례다.
한 제조업체 관계자는 "최근 수출기업 환경이 원가 상승에 온갖 악재를 다 겪고 있는 상황"이라며 "지난해 유럽과 미주항로의 경우 전년대비 10%이상 선복량이 늘었다는 조사 결과처럼 올해는 지난해 보다 저렴한 SC계약을 맺어야만 제조원가 상승을 보전할 수 밖에 없는 상황"이라고 말했다.
이에 반해 해운선사 관계자는 "선사도 서비스를 수출하는 수출산업이고 공동운항과 선복 임차 등을 통해 국내선사들만 운임을 낮출 수는 없다"며 "철송, 도로 등 해외 현지 내륙운송비용이 많이 올라 이번 SC계약체결은 최대한 보전하는 방안으로 계약을 마무리지을 방침"이라고 말했다.